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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the Myth Arrives, Something Dies

신화가 도착하면 죽는 것들

지금 테크 쪽 컨텐츠를 쓰는 사람들은 온통 Mythos 성능 미쳤다 라는 소리만 질러대고 있다. 이해한다. 그래야 FOMO가 생기니까. 화이팅!

EC
Ethan Cho
Chief Investment Officer, TheVentures
1,233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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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테크 쪽 컨텐츠를 쓰는 사람들은 온통 Mythos 성능 미쳤다 라는 소리만 질러대고 있다. 이해한다. 그래야 FOMO가 생기니까. 화이팅!

나는 좀 더 안쪽으로 파고들어 보려 한다. 성능이 아닌 시사점들 위주로. 지난번 글이 매콤했다면 오늘 글은 좀 쓰다. 옆에 박하사탕 하나 정도 준비해둬도 좋을 듯 하다.

Anthropic이 새로운 모델 Mythos를 발표하려다가 멈췄다.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 강력해서 지금까지 사람들이 사용하던 프로토콜들을 전부 무력화 가능하다는 무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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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Anthropic은 Mythos를 Preview 버젼으로 제한했다. Anthropic은 현재로서 이 모델을 일반에 풀 생각이 없다. 발표문에 “일반 공개 계획 없음”이라고 못박혀 있다. 대신 Project Glasswing이라는 이니셔티브를 만들어 12개 조직에만 접근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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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명단은 이렇다. AWS, Google, Microsoft, Apple, NVIDIA, Broadcom, Cisco, CrowdStrike, Palo Alto Networks, Linux Foundation, JPMorganChase, 그리고 Anthropic 본인.

빠진 이름이 더 많은 시사점을 준다. OpenAI가 없고, Meta가 없고, Oracle도 없다. 중국, 유럽, 한국, 일본, 인도 기업도 한 곳도 없다. 그리고 미국 정부도 없다. 미국 정부는 “ongoing discussions” 자리에 있을 뿐, 12명의 자리에는 앉지 못했다.

이 명단의 진짜 의미

Anthropic은 이 명단을 보안 이니셔티브의 파트너 명단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 명단은 의도하지 않은 다른 문서이기도 하다. AI가 가장 늦게 대체할 자들의 명단.

생각해보면 단순하다. Anthropic은 AI 회사다. 모든 것을 AI로 대체하는 게 그들의 사업이다. 그런 그들이 1억 달러 사용 크레딧을 걸고 12명에게 “이건 너희가 해줘야 한다”고 부탁했다. 자기 모델로 대체할 수 있었다면 직접 했을 것이다. AI 회사가 자기 부정을 한 명단이고, 그래서 이 명단은 AI 시대 생존 영역의 가장 정직한 지도다. 본인들이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명단은 매우 한정적이다.

12개라는 숫자가 작다는 게 아니라 12개의 버티컬이 한정적이라는 뜻이다. 인터넷 토대, 칩, 네트워크 장비, 보안, 결제, 운영체제 거버넌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미 수십 년 전에 자리를 잡은 시스템 인프라다. Cisco는 1984년 창업이다. Microsoft는 1975년이다. Linux 커널은 1991년에 시작됐다. JPMorgan의 뿌리는 17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규 진입이 사실상 닫힌 자리들이다.

지난 몇 년간 AI 시대 생존론은 대체로 이런 모양이었다. AI에 대체되지 않으려면 깊은 해자를 만들어라. 워크플로우 안에 박혀라. 데이터를 쌓아라. 듣기에 좋다. 그러나 Anthropic의 12명 명단은 이 처방의 한계를 같이 보여준다. 해자는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다. 1985년에 Cisco를 창업한 사람과 2025년에 SaaS를 창업한 사람은 같은 선상에 있지 않다.

단위가 바뀌었다

이 패턴 자체는 새롭지 않다. 지난 200년간 빈 회의부터 얄타까지, 강대국이 세계 질서를 다시 그릴 때마다 같은 일이 반복됐다. 매번 10명에서 15명 사이의 명단이 발표됐고, 그 명단에 들어간 자는 다음 30년의 규칙을 만들었다. 들어가지 못한 자는 그 규칙을 받았다. 그 회의들에 조선은 어디에도 못 들어갔고, 그게 1910년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인이 모를 수 없는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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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건 단위다. 19세기 회담의 자리에는 국가가 앉았다. 빈에 영국 외무장관이 갔고, 베를린에 비스마르크가 의장을 맡았고, 베르사유에 미국 대통령이 직접 갔다. 그래서 못 들어간 나라가 할 일도 명확했다. 국가를 강하게 만드는 것. 산업을 일으키고 군대를 키우고 외교를 하는 것. 모든 정답이 국가 단위에 있었다.

Project Glasswing의 12명에는 미국 정부가 없다. 자리에 앉은 건 12개 기업이다. 세계 최강대국의 정부조차 이 회담에서는 옵저버다. Anthropic이 누구를 명단에 넣을지 정한다. 미국 의회가 아니다. 백악관이 아니다. 한 AI 회사의 경영진이 결정한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다음 30년의 사이버 인프라 표준이 정해진다.

다음 시대의 회담은 단위가 국가에서 기업으로 바뀌었다. 명단에 들어가려면 정부가 강한 게 아니라 기업이 강해야 한다. 그것도 그냥 규모만 큰 기업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완전히 대체 불가능한 기업이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잘못한 게 아니다

먼저 분명히 해두자. 한국이 지난 60년간 정부 주도 산업 정책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중화학공업, 초고속 인터넷, 그리고 지금의 K-반도체와 K-AI까지. 명단의 단위가 국가였던 시대에 정부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은 합리적이었고, 한국은 그 합리성으로 기적을 만들었다. 다른 어떤 후발 국가도 같은 시기에 같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건 이론이 아니라 결과다.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게임이 바뀐 것이다.

1970년대 중공업 정책의 도구가 1990년대 IT에 그대로 안 맞았던 것과 비슷하다. 그때도 정부는 빠르게 도구를 바꿨다. 지금 또 그래야 할 시점이다.

한국의 명단을 채우려 하면

Glasswing 12명의 카테고리에 한국 등가물을 넣어보면 10명까지 채워지고 두 자리가 빈 채로 남는다. 클라우드의 네이버, 메모리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신의 KT, 플랫폼의 카카오, 금융의 국민은행, 전력의 한국전력, 보안의 안랩, 결제의 금융결제원, 자본시장의 한국거래소. 여기까지가 10명이다. 빈 두 자리는 네트워크와 반도체 인프라, 그리고 오픈소스 거버넌스다. 한국에는 Cisco도 Broadcom도 Linux Foundation도 없다.

이 명단이 보여주는 것은 세가지다.

첫째, 두 자리가 비어 있다. 한국 IT 인프라의 두 층이 외국 장비와 외국 거버넌스 위에서 돈다.

둘째, 채워진 10명 중 세 곳이 정부 또는 정부 산하다. 한국전력, 금융결제원, 한국거래소. 미국 명단에는 정부 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한국의 시스템층이 역사적 이유로 민간보다 정부와 정부 산하를 통해 운영돼왔다는 사실의 반영이다.

셋째, 채워진 10명조차 한 단계 들여다보면 미국 12명의 하위 노드에 가깝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Linux 위에서 돌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계는 미국 EDA 툴 위에서 돈다. 한전 OT 시스템에는 Cisco 장비가 들어가고, 국민은행 엔드포인트는 CrowdStrike 류의 미국 솔루션에 의존한다. 한국 안에서는 가장 안쪽 자리지만 글로벌 시스템층에서는 가장자리에 서 있다.

그래서 다 국산화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자연스러운 결론이 떠오른다. 한국 인프라를 다 국산화하자. 자체 클라우드, 자체 칩, 자체 네트워크, 자체 OS.

그러나 이 결론은 틀렸다.

시스템층은 글로벌 단일 표준이 효율의 핵심이고, 한국이 그 표준의 하위 노드인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일본도 독일도 영국도 같은 자리에 있다. 그게 21세기 IT의 기본 구조다.

진짜 문제는 표준 그 자체가 아니다. 다른 두 가지다.

하나는 표준 위에 얹혀 있는 한국 고유의 로컬 레이어다. 한국어 인증, 한국 규제 대응, 한국 의료 데이터, 한국 행정 시스템. 이 층은 글로벌 시스템 12명의 시야 바깥에 있다. 그들이 만들지도 보호하지도 않는다. 노관심의 영역이다. 그런데 이 층이 무너지면 한국 시스템이 무너진다. 시장이 작아 글로벌 자본은 들어오지 않고, 안보 차원에서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자국 자본만이 채울 수 있는 빈 시장이 정확히 여기 있다.

다른 하나는 한국 기업 한두 곳이 글로벌 시스템층 명단에 직접 박히는 일이다. 모든 카테고리를 다 채우려는 게 아니다. 메모리에서 삼성전자가 이미 한 자리를 가졌듯이, 다른 한두 카테고리에서 한국 기업 하나가 글로벌 12명 안에 들어가는 길. 이건 국산화의 정반대로 글로벌화다. 한국 안에서 보호받으며 자라는 게 아니라 한국 밖으로 나가서 글로벌 표준의 일부가 되는 것.

이 두 갈래가 다음 시대의 명단을 마주하는 진짜 답이다. 안에서 지키는 자본과 밖에서 자리를 만드는 자본. 둘 다 자국 자본의 일이고, 둘 다 정부가 그림을 직접 그리는 일이 아니라 가장 긴 호흡으로 서 있는 LP의 일이다. 새 게임에서 정부의 역할은 그림 그리는 자에서 가장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LP로 옮겨가는 것이다. 미국 시스템층 12명 중 상당수가 초기에 국방부, NSF, DARPA의 자금을 거쳤다. 다만 그 자금이 기업의 자리를 대신 만들지는 않았다. 기업이 자기 자리를 만들고 자금이 그 뒤에 서서 버텨줬다.

클로징

베를린, 얄타, 포츠담에 못 들어간 나라의 후예가, 다음 회담의 단위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가장 빨리 알아채야 한다. 회담이 기업 단위로 바뀌었다면 한국이 보낼 자리도 기업이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그 기업 뒤에 30년간 서 있는 일이다.

한국 정부가 후발주자 시대에 보여준 놀라운 적응력이 한 번 더 필요한 자리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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