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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Korea May Lose the AI Race Even While Using AI Best

한국이 AI를 가장 잘 쓰고도 결국 패배할 수도 있는 이유

오늘 아침 SNS를 AI 주제 위주로 쭉 돌아봤다. 약간의 희망과 약간의 걱정이 섞이는 묘한 느낌이었다.

EC
Ethan Cho
Chief Investment Officer, TheVentures
1,441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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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SNS를 AI 주제 위주로 쭉 돌아봤다. 약간의 희망과 약간의 걱정이 섞이는 묘한 느낌이었다.

희망적인 부분부터 이야기하자. 확실히 한국 사람들의 AI 툴 활용도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Techy한 신기술에 대해서는 세상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이럴 때는 옆 사람과 비교하는 습성이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아주 드문 케이스다. 옆사람이 관심을 기울이니까, 꽤 귀찮고 고통스러운 일일 텐데도 다들 어떻게든 배우고 어떻게든 뭔가를 만들어낸다. 멋지다.

그런데 우려되는 부분이 사실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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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내는 결과물이 너무 기초적이다. 자랑한다고 올려놓은 프로덕트들을 보면, 솔직히 라스베리 파이 프로젝트 같은 느낌이다. 기술 시연으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누군가의 진짜 문제를 풀고 있는 건 아니다.

이건 툴의 한계가 아니다. 발상의 문제다.

흑백개발자가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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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여의도에서 ‘흑백개발자 THE 해커톤’이 열렸다. 흑백요리사의 포맷을 개발자 버전으로 가져온 행사다. 국내 내로라하는 개발자 80명이 모여서 30시간 안에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대회였다. 토스 공동창업자 이태양, 실리콘밸리 유니콘 창업가 류기백 같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이준석 의원도 “하버드 출신 개발자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백 개발자로 참여했다. 에너지 음료를 마시며 밤을 새고, 팀원끼리 수익 모델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노트북 타자 소리가 점점 커지는 장면. 대회 자체는 분명히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나오는 결과물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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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팀은 링크 공유 시 썸네일과 제목을 사용자가 직접 수정할 수 있는 도구 ‘fwd.page’를 만들었다. 온더룩 대표 이대범은 ‘AI에 대체될까 두려운 사람들’을 겨냥해서, 사용자 업무가 AI로 대체되기까지 남은 개월 수를 보여주고 구독을 유도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팀원들끼리 “그렇게 하면 과금을 유도할 수 없다”, “서비스를 간단히 보여준 뒤 구독을 안내하는 게 낫다” 같은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고 한다.

한국 최고 수준의 개발자 80명이 모여서 30시간 동안 머리를 쥐어짰는데, 나온 것이 썸네일 편집기와 AI 공포 마케팅 구독 서비스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심사 기준 자체가 1주일 동안 발생한 실제 결제 금액과 깃허브 스타였으니, 당연히 빠르게 눈길을 끄는 B2C 아이템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다. 그래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사람들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정말 이것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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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흑백개발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AI 생태계 전체의 축소판이다.

소비자 불편만 보이는 나라

사람은 직접 불편을 겪어보기 전까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원래 그렇게 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은 불편을 느낄 틈이 잘 없는 나라다. 배달은 30분 안에 오고, 택시는 앱으로 3분이면 잡히고, 은행 업무는 폰으로 다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마찰이 극도로 적다.

그래서 “AI로 뭘 만들어볼까” 하고 앉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제의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미 잘 돌아가는 것 위에 AI를 얹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없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있는 것에 옷을 입히는 수준이다.

한국이 불편이 없는 나라라는 뜻이 아니다. 불편의 위치가 다를 뿐이다.

배달은 빠르지만 자영업자의 마진은 매년 깎인다. 결제는 편한데 그 뒤의 정산 구조는 엉망이다. 병원 예약은 쉬운데 의료 데이터는 병원마다 따로 놀고 있다. 관공서 민원은 온라인으로 되는데, 그 뒤에서 공무원은 여전히 수작업으로 서류를 넘기고 있다.

불편은 넘쳐난다. 소비자 눈에 안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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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vibe coding으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한 사람들 대부분이 B2C 경험밖에 없다. 본인이 소비자로서 겪은 것만 문제로 인식한다. 정산 시스템의 고통, 물류 허브의 비효율, 중소 제조업체의 발주 관리 지옥 같은 건 그 산업에 몸을 담가본 사람만 안다. 거기까지는 vibe coding이 데려다주지 못한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보여주기” 문화도 한몫한다. SNS에 올려서 반응을 받을 수 있는 건 눈에 보이는 앱이지, 백오피스 자동화가 아니다. 흑백개발자 해커톤의 심사 기준이 “1주일 매출”과 “깃허브 스타”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객을 의식하는 순간, 결과물의 방향이 틀어진다.

문제를 ‘잘 푸는 것’은 곧 하나도 안 중요해진다

여기서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문제를 잘 푸는 능력, 즉 실행력이라고 불리는 것의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코드를 짜는 것, 디자인을 하는 것, 문서를 정리하는 것,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 이 모든 “잘 푸는” 영역을 AI가 대체하고 있고, 앞으로 더 빠르게 대체할 것이다.

흑백개발자 해커톤에서 토스 공동창업자 이태양은 개발에서 손을 뗀 지 10년 만에 복귀했는데, 본인 실력이 예전보다 오히려 좋아졌다고 말했다. 10년 전보다 손이 느려졌을 텐데 퍼포먼스가 올라간 이유는 하나다. AI가 실행을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코딩 실력 차이는 AI가 메워준다. 그러면 남는 건 뭐냐.

“무슨 문제를 푸느냐”다.

이건 AI가 대신 해줄 수 없다. AI는 주어진 문제를 기가 막히게 풀지만, 풀 만한 문제를 골라주지는 않는다. 어떤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 누가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 그게 돈이 되는 구조인지 아닌지. 이건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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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문제를 잘 푸는 데 최적화된 사회다. 교육 시스템 자체가 그렇다. 수능이라는 게 결국 주어진 문제를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하게 푸는 훈련이다. “이게 왜 문제인가”를 질문하는 연습은 12년 내내 한 번도 하지 않는다.

이 구조에서 세계 최고의 문제 풀이 능력이 나왔다. 그리고 바로 그 구조가, AI 시대에는 가장 큰 약점이 된다.

비효율이라는 이름의 훈련소

“무슨 문제를 풀 것인가”라는 고민은 어디서 오는가. 경험이다. 많이 겪고, 많이 느끼고, 많이 부딪혀봐야 한다.

좀 더 건조하게 말하면, 우리가 흔히 “비효율적”이라고 부르는 삶을 살아봐야 가능하다. 뭔가를 만들어서 빨리 돈을 벌겠다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걸어봐야 한다. 목적 없이 돌아다녀보고, 엉뚱한 산업의 사람을 만나보고, 수지타산이 안 맞는 일을 해봐야 한다. 거기서 “어, 이건 왜 이렇게 되어 있지?”라는 질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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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불편을 겪어도 “짜증나네” 하고 넘기는 사람과 “이거 왜 이렇지?”라고 멈추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가 곧 문제 발견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여유에서 나온다.

한국 사회는 구조적으로 이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돌리고, 대학 가서도 학점과 스펙을 쌓고, 취업하면 야근에 치인다.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잘라내도록 설계된 사회다.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DNA처럼 박혀 있다.

그 결과, 문제를 푸는 속도는 세계 1등인데 풀 만한 문제를 찾는 능력은 바닥이다.

“뭘 만들지”가 아니라 “뭐가 아픈지”

AI 툴은 계속 좋아질 것이다. 1년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도구가 나올 것이고, 누구나 더 복잡한 것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도 여전히 “뭘 만들지?”로 시작하는 사람과 “뭐가 불편하지?”로 시작하는 사람의 격차는 벌어진다. 오히려 도구가 강력해질수록 그 격차는 더 커진다. 실행력의 차이는 AI가 평준화시키지만, 문제 선택의 차이는 평준화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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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 흑백개발자 해커톤이 열릴 때, 심사 기준이 “1주일 매출”이 아니라 “얼마나 깊은 문제를 건드렸는가”가 된다면 어떨까. 아마 나오는 결과물의 수준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문제는 그런 기준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는 어렵다는 점이다. 깊은 문제를 평가하려면 평가자도 그 깊이를 알아야 하니까.

한국의 AI 활용 속도는 진심으로 인상적이다. 그런데 속도는 방향이 맞을 때만 자산이다. 방향이 틀리면 빠를수록 더 엉뚱한데로 멀리 간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건 더 좋은 AI 툴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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