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s 'Focus and Choice' Is a Polite Name for Diversification Failure
카카오의 “선택과 집중”은 다각화 실패를 예쁘게 쓴 말이다
카카오가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147개였던 계열사가 88개로 줄었다. 게임즈는 라인야후에 넘겼다. 다음은 업스테이지에 지분 교환으로 줬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차바이오텍에 매각했다. 카카오VX도 내놨는데 매수자 자금 조달이 안 돼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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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147개였던 계열사가 88개로 줄었다. 게임즈는 라인야후에 넘겼다. 다음은 업스테이지에 지분 교환으로 줬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차바이오텍에 매각했다. 카카오VX도 내놨는데 매수자 자금 조달이 안 돼서 무산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더 복잡하다. IPO가 무산된 뒤 TPG, 칼라일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8년째 엑시트를 못 하고 있다. VIG 컨소시엄이 소수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바달라가 “6조는 너무 비싸다”며 빠졌다. 그리고 이번 주, 우버가 경영권 인수 의향서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TPG 매각 측은 우버, 그랩, VIG 등 복수의 후보와 동시에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도 거론된다.
정신아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로 재편된 핵심 사업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시장에서는 이걸 “선택과 집중”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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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말이다. 그런데 순서를 거꾸로 읽으면 뜻이 달라진다.
카카오모빌리티 IPO를 추진했다. 공정위가 콜 몰아주기로 과징금을 때렸다. 무산됐다. SM엔터 인수를 밀어붙였다. 김범수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됐다. 카카오VX를 팔려고 했다. 살 사람이 돈이 없었다. 모빌리티 FI 지분을 넘기려 했다. 무바달라가 가격이 맞지 않는다며 떠났다. 다음을 매각했다. 노조가 “헌신짝처럼 버린다”며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하나씩 터지니까 하나씩 치운 것이다. 전략이 아니라 수습이다. “비핵심 계열사 정리”는 다각화 실패를 투자자가 듣기 좋게 포장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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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원래 전략은 분명했다. 카카오톡이 한국인의 생활 전체를 관통하는 슈퍼앱이 되는 것. 택시를 부르고, 송금을 하고, 웹툰을 보고, 쇼핑을 하고, 대리운전을 부르는 것. WeChat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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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WeChat이 성공한 전제 조건이 한국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폐쇄 생태계다. 구글도 없고 페이스북도 없다. 결제 인프라를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양분한다. 한국은 다르다. 공정위가 독점을 잡고, 정치권이 골목상권을 거론하고, 택시기사가 반발하고,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다.
*카카오는 WeChat이 될 수 없는 나라에서 WeChat 전략을 10년간 밀었다. 그리고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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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카카오톡의 플랫폼 파워가 생각만큼 강하지 않았다.
카카오톡은 4,900만 명이 쓴다. 한국 인구의 95%다. 이 숫자만 보면 무적이다. 그런데 4,900만 명이 카카오톡에서 “하는 일”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택시를 부를 때는 카카오T 앱을 따로 깔아야 한다. 쇼핑은 쿠팡에서 한다. 결제는 카카오페이를 쓰지만, 토스가 더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뉴스는 네이버에서 본다.
*카카오톡은 트래픽의 입구였지 거래의 플랫폼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링크를 받고, 다른 앱으로 넘어갔다. 카카오톡 안에서 돈을 쓰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DAU와 플랫폼 파워는 다른 것이다. DAU는 사람이 들어오는 빈도이고, 플랫폼 파워는 들어온 사람이 돈을 쓰는 구조다. 카카오는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착각했다. 계열사를 붙여놓으면 카카오톡의 트래픽이 자동으로 매출로 전환될 거라고 봤다. 안 됐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그나마 성공한 건, 카카오톡 생태계의 시너지가 아니라 금융업이라는 독립된 규제 체계 안에서 각자도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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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설이 이 구조를 정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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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카카오모빌리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카카오톡과의 시너지가 아니다. 카카오T가 한국 택시 호출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버에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자회사”가 아니라 “한국 시장 진입 티켓”이다. 카카오톡이 없어도 카카오T는 돌아간다. 실제로 카카오T는 별도 앱이고, 카카오톡 안에서 택시를 부르는 사람보다 카카오T 앱을 직접 여는 사람이 훨씬 많다.
카카오가 10년간 구축했다고 믿은 “생태계 시너지”는, 매수자의 눈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우버든 그랩이든 VIG든, 이들이 사려는 것은 “카카오의 생태계”가 아니라 “시장 점유율”이다.
*카카오톡과 분리해도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 역설적으로, 이것이 카카오톡 중심 생태계 전략이 실패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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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카카오에 남는 것은 카카오톡과 AI다. 그런데 AI 전략을 들여다보면 불안한 게 아니라, 전략 자체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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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플랫폼 기업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결정은 파트너십이다. 누구의 모델을 쓸 것인가, 어떤 레이어에서 싸울 것인가, 자체 기술과 외부 기술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가. 이 선택이 향후 5년의 경쟁 구도를 결정한다.
카카오의 행보를 보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다음을 업스테이지에 넘기면서 솔라 기반 검색 전환을 기대한다.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에서는 탈락했다. 자체 LLM은 없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로 방향을 잡았고, 삼성은 가우스로 디바이스 AI에 집중한다. 카카오는 오픈AI 쪽도 보고, 업스테이지 쪽도 보고, 그러면서 자체 온디바이스 AI도 이야기한다. 하나를 깊게 파는 게 아니라 여러 개를 얕게 건드리고 있다.
AI에서 파트너십은 결혼에 가깝다. 기술 스택이 엮이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연결되고, 제품 로드맵이 동기화된다. 한번 들어가면 바꾸기가 극도로 어렵다. 그런데 카카오는 아직 누구와 결혼할지를 정하지 못한 채로 여러 명과 동시에 소개팅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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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진짜 위기는 계열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톡이라는 파이프에 흐르는 물이 없어지는 것이다. 슈퍼앱의 핵심은 한 앱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편의성이었다. 그 편의성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전부 팔아버리면, 카카오톡은 메신저로 돌아간다. 2012년으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은 버릴 것을 골랐다는 뜻이다. 카카오가 지금 해야 할 질문은 “뭘 버릴까”가 아니라 “남은 것으로 뭘 할 수 있는가”다. 그 답이 나오기 전까지, 계열사 정리는 전략이 아니라 그저 청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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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카오의 AI 전략에 대해 나름의 생각이 있다. 카카오에서 별도로 미팅 요청이 온다면 정리해서 공유할 의향이 있다. 아마도 연락이 안 올 거다. 원래 질문을 하려면 자기 생각부터 있어야 하니까.
듣기 싫겠지만, 사실이다.